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고태용 디자이너 패션쇼

올해로 17주년을 맞은‘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3월 27일(월)부터 4월 1일(토)까지 6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고태용 디자이너의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컬렉션이 2017년 4월 1일 토요일 18시 30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S1관에서 열렸다.

비욘드 클로젯은 2008년 디자이너 고태용이 런칭했다. 비욘드 클로젯은 늘 새로운 룩을 만들지만 때로는 또는클래식 또는 기존의 것을 비욘드 클로젯의 눈으로 재해석한다. 그것은 위트있고. 다양한 컬러와 패턴 그래픽에 의해 재해석되기도 한다. 또한 조금더 대중들과 가까이 하기위한 비욘드 클로젯의 세컨드 라벨인 '캠페인 레이블'도 전개하고 있다.

디자이너 고태용이 비욘드 클로젯을 처음 선보인 지 벌써 10주년이 되었다. 10년 전, 이제 막 패션에 발을 들인 디자이너가 서울패션위크 무대를 밟았을 때는 세계 패션계 유행이 ‘미국적인 모든 것’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아메리칸 캐주얼, 혹은 아메리칸 트래디셔널이라 불린 당시 프레피 룩과 워크웨어 열풍은 2017년 현재 기준으로 그 기세가 단단히 꺾였다(한국만 놓고 보면, 패션스타일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비욘드 클로젯의 뿌리는 항상 ‘프레피 룩’과 ‘아이비리그’였다. 1년에 두 차례씩 스무 번 가까운 컬렉션을 치르는 사이, 변하는 유행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비욘드 클로젯의 속도는 미국 래퍼가 만든스트리트웨어와의 협업부터 거칠고 불량한 청년들의 비치웨어에 이르기까지 범주를 점점 더 넓혔다. 말쑥하고 조금 풋풋한 데다 사회적으로 건실한 청년들의 반듯한 옷차림을 대표하는 프레피 룩이 비욘드 클로젯을 만나면 좀 더 장난기 넘치는 ‘나쁜 남자’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런 자유분방함과 현대 복식 고전의 조우를 한때 많은 사람이 다뤘지만, 이제 그를 앞세운 브랜드는 적다. 그만큼 인기가 사그라졌기 때문이다. 비욘드 클로젯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자신의 뿌리에 있는 아이비리그를 ‘마이 비 리그(My B League)’라는 주제로 펼쳤다. ‘나의 비욘드 클로젯 리그’라는 뜻이겠지만, 비슷한 발음을 차용한 재치였다.

회색 점선 무늬 블레이저 슈트에 테니스 클럽 로고가 귀여운 스웨터로 출발한 컬렉션은 뼈다귀와 당근을 입에 문 비욘드 클로젯 강아지와 토끼 캐릭터의 니트웨어, 전공 서적만 한 책을 감싼 북 벨트를 한 손에 든 낙타색 더플코트와 발시티 재킷, 다양한 금장 엠블럼이 매력적인 검정 바지와 럭비 셔츠까지 ‘마이 비 리그’를 구성하는 정수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물론 고태용이 남성복의 고전을 그저 복각하는 데 그쳤다면 지금의 비욘드 클로젯을 일궈내진 못했을테다. ‘B’ 로고처럼 보이는 링 벨트부터 무르팍을

싹둑 절개한 체크무늬 바지까지, 앞서 말한 장난스러운 섬세함은 기성 아이비리그 룩과 차별하는 장치이자 중요한 디자인 요소였다. 유연하게 시대를 이끌면서도 뿌리를 놓지 않아 한국 패션의 한 장을 차지한 디자이너의 지금을, 다시금 보았다.

최명선 기자 fashionshow@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