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으로 고려시대 문화의 뿌리를 고찰하다.
12월 19일 오전 10:30 에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제30회 콜로키움이 있었다. 발표자는 런던대 SOAS 한국예술/고고학 연구원 샬롯 홀릭(Charlotte Holyck)씨이며 발표주제는 고려시대 불교 매장방식에 대한 재고찰 (A Re-examination of Buddhist Burial Practices in the Koryo Period) 이다.
주제발표의 요약
고려시대 불교 매장방식에 대한 재고찰
일반적으로 시신을 처리하는 장례법은 불교 승려나 신자들이 선호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도 억불숭유로 유학자들이 야만적이고 불효한 행동이라는 이유로 격렬히 반대했음에도 화장풍습은 일부에서 지속되었다. 화장은 인도에서 불교가 성립하기 이전부터 행해진 화장방식이지만 조선시대의 유학자들은 화장을 단지 불교적 관습으로 이해 하였다. 화장이 소수인들에게 드물게 행해지는 현상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발견되나 당대(唐代)에 이르기 까지 인기있는 장레방식은 아니었다. 불교가 번성했던 고려시대 화장문화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당시 불교와 화장문화가 직접관련이 있었다면 대중들 사이에서 보편화되어 있어야 하나 문헌기록이나 발굴자료에선 다른 양상을 보인다.화장이 가장 성행했던 11세기 중반에서 12세기에도 화장을 선호한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토광묘 석곽묘 즉 시신을 매장하는 방식이 각광받았고 부장품들을 곁들이기도 하였다. 화장이 불교의 풍습이라면 깊은 신앙심을 지니던 고려인들의 생활 속에 왜 정착되지 못하였는지 , 매장방식을 더 많이 선택했는지 궁굼증을 자아낸다.
한 인간의 죽음은 단지 망자 자신에게 국한되는 일이 아니어서 직.간접적으로 망자와 관련을 맺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따라서 죽은 사람에 대한 감정적인 혹은 관습적인 의무때문에 장례방식이나 절차에 심혈을 기울였고, 사회적이나 경제적 여견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었다. 고려시대에도 사회적으로 공식화된 애도기간을 갖고 제사의식을 행했으며 산 자와 죽은 자에 대한 복잡한 층위의 스펙트럼이 내포되고 망자의 죽음으로 인해 이득을 얻거나 해를 입는 것은 산자의 몫이다. 전통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는 매장절차를 행하지 못한다거나 묏자리를 잘못 택하면 해를 입게된다고 생각해 매장이나 화장의 시신처리방식과 장례행사는 망자보다는 살아남은 사람에게 더욱 중요한 사안이다,.
이 발표의 목적은 고려시대에 화장이 유행하지 않은 주요한 이유를 추적하는데 있으며 화장이 불교신앙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매장방식은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되며 죽음 그 자체보다 현실의 삶을 더 중요시 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으며 보수성이 강한 장례풍습의 특징이 고려사회에도 어김없이 적용되었음을 고고미술사학의 범주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이상-
이상은 외국인의 관점, 자료에 의한 관점으로 고려시대의 장례문화를 바라보는 것이어서 관습과 타성이 있을 수도 있는 한국인의 관점보다는 좀 더 냉철한 시각이 아닐까?
박상구 기자 mast@ji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