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최무열 디자이너 패션쇼

올해로 17주년을 맞은‘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3월 27일(월)부터 4월 1일(토)까지 6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최무열 디자이너의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컬렉션이 2017년 4월 1일 토요일 15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S2관에서 열렸다.

디자이너 자신은 물론,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무율(Mooyul)’ 컬렉션 모두 말이다. ‘A League of Their Own'이라는 제목으로 출발한 2017년도 가을/겨울 컬렉션은 디자이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요소를 뽑아낸 집결체였다. 컬렉션 시작을 알린 반다나 프린트 재킷에는 꾸준히 언급한 주제 ‘시스템’이 곳곳에 쓰여 있다. 검정 구속복 바지의 지퍼와 재킷의 소매 끄트머리를 연결한 금속 체인은 붉은 카무플라주 바지, 얇은 패딩을 넣은 검정 아노락 점퍼, 소매가 유독 길어 동시대적 실루엣을 드러내는 무톤 재킷 등으로 통일성 있게 이어졌다. 여성용 검정 울트렌치코트와 빨강 인조 모피 코트처럼 ‘블랙 앤드 레드’는 강렬한 컬렉션을 완성한 상징이자 항상 무율이 가장 잘 다루는 대표 색상이다. 이제 막 이십 대 중반을 넘어가는 젊은 디자이너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로서, ‘무율’이 지닌 강점은 오래된 역사나 전통문화와 그의 나이보다 깊은 특정 현대 문화의 아카이브, 그리고 현재 우리 주위에 퍼진 형상을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혼합하는 재능이다. 언뜻 라프 시몬스의 2000년대 초반 시절이 생각나는 패치워크와 상징, 이미지들이 무율의 컬렉션에 스친다. 블라디스부터 이어지는 ‘무정부주의 아나키즘’ 요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반다나 셔츠를 질끈 허리에 묶고 걸친 검정과 붉은색 줄무늬 티셔츠부터 한국 전통 자개장에서 영감을 받은 블루종과 카고 바지의 색감과 광택 또한 탁월했다. 컬렉션 말미, 여성 모델이 입고 나온—기나긴 소매를 지퍼로 탈착할 수 있는—매끈한 양가죽 라이더 재킷과 타탄체크무늬 치마를 입은 룩은 이번 패션위크에서 본 최고의 룩 중 하나였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펼칠 무율의 다음 행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최명선 기자 fashionshow@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