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불멸의 대장군 [알렉산더]

이집트 왕가의 계곡. 스산한 밤공기가 차다. 한 무리의 사막 이리떼들이 무엇인가를 잡았는지 으르렁 거리며 서로 먹이를 차지하려고 물고 뜯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장 이리에게 먹이를 빼앗기고 좀 잠잠한가 싶었는데 멀리서 모래바람이 무섭게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 모래바람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이리떼들은 무슨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무섭게 내달리고 있었다. 짧은 순간 모래바람이 이리떼를 휩쓸고 지나가고 그 소용돌이 속에 그 많은 이리떼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나지 않았다.

모래 소용돌이는 왕가의 무덤 앞에 멈추더니 서서히 정체를 드러냈는데 그것은 한 무리의 은빛 갑옷을 입은 군사들이었다. 그들은 성큼성큼 무덤 안으로 빨려들듯이 스며들어갔다. 컴컴한 무덤 안은  푸른빛이 감돌았는데 무덤 안 광장에는 푸른 빛 속에 바알(지소)신이 서있었다.

“부르셨습니까? 바알(지소)주인님!”

은빛 갑옷 무리 앞에 유난히 밝은 금빛갑옷이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내는 오십 정도의 나이에 붉은 곱슬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사각 진 얼굴에 바가지 귀, 부드러우나 강렬한 눈매. 매부리코에 인상적인 콧수염. 윗입술은 얇고 아랫입술은 두꺼운 쾌 호남 형으로 잘생긴 인상이었으나 굳은 표정은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위협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알렉산더] 대장군! 오래간만에 불멸의 장군들을 보고 싶어 불렀소! 지금 마고여신은 오대선사(五大禪師)들을 정령들에게 맡겨 훈련시키고 있소! 그들은 모두 다시 태어나고 있소! 예전과 다르게 마고여신이 그들을 혹독하게 훈련을 시키는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소! 거기다가 마고는 그 훈련과정을 나에게 모두 공개하고 있소! 수만 년 이래 이렇게 불안 한 적이 없었소! 그래서 부득불 서약을 어기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오!”

바알(지소)신은  푸른 수정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그렇게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였다. 수정 구슬 안에는 마고세계에서 훈련받는 오대선사들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살인명령이나 전투명령이 아니면 불멸의 장군들을 부르는 것은 금지 되어있었다. 그것은 바알(지소)신과 [알렉산더] 대장군과 무언(無言)의 묵계(墨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불멸의 장군들은 5차원(五次元) 허상세계(虛像世界)에 사는 존재들이었다.

1차원(一次元)은 선의세계(線世界) 2차원(二次元)은 면의세계(面世界) 3차원(三次元)은 입체의세계(立體世界) 4차원(四次元)은 공간의 세계(空間世界) 5차원 (五次元)은 허상의세계(虛像世界) 6차원(六次元)은 무의세계(無世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3차원의 세계이다.  불멸의 장군들은 허상이다. 그래서 빛보다 빠르고 공기보다 가벼운 존재들이요. 지옥(地獄)의 군대(軍隊), 악(惡)의 군대(軍隊)들이라 피를 보지 않고는 통제가 되지 않는 무서운 무생물(無生物)들이었다. 그래서 바알(지소) 신도 통제를 할 수 없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안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서약을 어기십니까? 바알(지소)님! 불멸의 장군들의 저주를 흡수하기에는 바알(지소)님의 신력도 잘못하면 회복 불가능한 경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모르십니까? 그 정도로 위급한 사항입니까?  ”

[알렉산더]의 목소리가 분노에 차있었다. 비록 주인님이라고 부르지만 [알렉산더]대장군도  신(神)의 반열(班列)에 있는 존재이었다. 벌써 은빛섬광들이 바알(지소)신 주위에 있는 푸른빛을 갉아먹고 있었다. 푸른빛이 약해질 때마다 바알(지소)신은 괴로워했다.

“[알렉산더] 대장군! 용서하시오! 지금 이곳을 보시오! 나의 분신이요! 연인이요! 애제자 이었던 유끼꼬. 에바 마저 소희여신에게 훈련을 받고 있지 않소! 지금은 힘든 시절이오! 인간세계에서는 100년 만에 불어 닥친 경제공황에 나라가 하나둘씩 붕괴되어가고 있소! 내가 마고여신을 상대로 한 내기에서 술수를 써서 이겨 이 세상을 다스린 지 수 만년이 되었소!( 제주도 신 굿 풀이 중에 미륵(마고여신)과 석가(바알(지소)신)의 내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석가가 모란꽃이피는 내기에서 술수를 써서 이겨 미륵이 자기세월을 주기로 한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여러 번 마고와 부딪쳐서 우리는 승리했소! 그래서 내 세월을 단 한 번도 마고에게 빼앗기지 안했지? 하지만 이번에는 무엇인지 달라!”

바알(지소)신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알렉산더]대장군은 그런 바알(지소)신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싸움에는 절대 이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런데 저렇게 자신감이 없으면 벌써 반절은 지고 있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대선사들은 영적인 존재들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절대 영적인 존재들이 될 수 없으므로 우리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로버트 킴 박사의  K.R.S.D. 기계로 K-2D-SR 의 유체이탈 프로젝트(牛甫 임인규 지음 ”마고여신석수미“ 16편 ”캐나다 비밀연구소활“ 17편 ”빛의 분사체가된 유체이탈“ 참조)  도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절대적으로 우리가 유리합니다.”

[알렉산더]는 그렇게 호언장담하였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바알(지소)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장군! 장군도 5차원세계에 존재하는 허상의 존재이니 채울 수도 채워지지도 않는 무의세계(無世界) 6차원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오! 보이는 것을 멸하는 것은 쉬운 일이요! 오감(五感)으로 느끼거나 깨닫는 것 또한 멸할 수가 있소! 하지만 원래부터 없었지만 존재하는 것 그러나 또한 없는 것은 애초에 멸할 수가 없는 것이요!  아무리 바보 같은 오대선사들이지만 그들의 깨달음이 거기까지 도달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하오! 이번에 마고가 그들을 5차원의 마고세계(麻姑世界) 에 데려간 것은 보통일이 아니오!   나도 열심히 수련하여 노력했으나 6차원의 세계에는 도달하지 못했소!  ”

 바알(지소)신 이 긴 한숨을 쉬웠다. 일순 푸른빛이 빛을 감추었다. 무덤 안은 깜깜해졌다. 그러다가 다시 푸른빛이 빛났다. 하지만 아직도 은빛 섬광들은 끈질기게 바알(지소)신의 주위의 푸른빛을 갉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마고는 애초부터 그것을 깨달은 여신이오! 그녀가 강력한 양(陽)이 아닌 부드러운  음(陰)을 택해 여신이 된 것도 그것을 감추기 위한 방편이었소! 양은 돌출되고 들어내는 존재 이지만 음은 받아들이고 감추는 존재이오! 양은 순간적이고 정열적이고 파괴적이고 폭발적이지만 음은 영구하고 은밀하며 수용적이고 흡수하는 편이요! 남자보다 여자가 강한 것은 그런 이치에 따른 것이요! 6차원의 진리를 마고는 천부오경(天符五經)속에 감추어 세상에 전하였소! 그것을 찾아야 하오!”

                                  마고여신의나라(麻姑女神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