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군신 이토 히로부미(軍神 伊藤博文)

산조쇼지로(三條象二郞) 는 향로 옆에 있는 향갑에서 향을 한 움큼 집어 향로에 공손히 한손을 바쳐 향을 봉헌하고 두어 걸음 뒷걸음으로 물러 나와 절을 하였다. 뒤에 서있던 이와시다 유키에(岩下雪江)도 엉겁결에 산조고문을 따라 제단에 절을 하였다.

“이토 히로부미 군신께서는 지금 현재  일본의 기틀을 세우신 분이시지? 1868년 1월3일 메이지유신을 단행 막부를 타도하고 왕정복고(王政復古)를 청명 새로운 일본의 개혁을 주도하셨고, 1885년 내각제를 창설 초대 내각총리에 오르신 뒤에 1892년 2차 내각총리 1898년 3차 내각총리 1900년 4차 내각총리를 역임 총리를 네 번이나 하신 것은 물론 1887년 일본헌법을 기초하시고 1988년 스스로 내각총리를 사임하시고 추밀원 의장이 되어 헌법을 제정 1889년 헌법을 공포하여 일본을 헌법국가로 만드셨지?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 군신께서는 협상의 귀재로 1895년 3월19일 시모노세키에서 청나라 이홍장과 강화 담판을 비롯하여 영국빅토리아 여왕과 회담 구미(歐美)를 순방하여 협상하신 것은 물론 1905년 10월17일 을사보호조약으로 조선을 병합하시고 68세의 노구이심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위해 러시아 재무상 코코프체프와의 회담을 위해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하얼빈(哈爾賓)역으로 가시다가 천하의 역도(逆徒) 조선의 안중근(安重根)의 흉탄에 서거하셨지? 참으로 분하고 원통한 일이지 흑흑!”

산조고문이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하고 원통하고 억울해서  흥분을 가실 수 없는 모양이었다. 지금 거의 백 년 전의 일인데도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흥분하여 분노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물론 유키에(岩下雪江)도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일본사람치고 지폐에도 초상화가 실려 있는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지하의 비밀 장소에 제단까지 설치해 놓고 그를 군신으로 모시고 추앙한다는 것은 젊은 유키에 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안했다.

“ 이토 히로부미 군신께서는 무인(武人)중에 무인(武人)이셨지? 자타가 공인하는 검술의 달인 이셨고  칼솜씨는 물론 공수도(空手道) 닌자술(忍者術) 총격술(銃擊術) 호신술(護身術)에도 뛰어난 대가 이셨지? 특히 그분은 대 일본제국이 아시아의 맹주가 되시기를 원하셨지? 그리고 꼭 그렇게 이루실수 있도록 하실 재목감이셨지? 아마 그분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시지 않고 더 사셨다면 지금 현재 대일본 제국의 위상은 세계를 호령하는 위치에 있었을  것이 분명해! 그래서 우리 니혼사도카(日本士道會) 의 몇몇 선사들은 그를 군신(軍神)으로 받들어 그분이 못다 이룬 대륙진출 아니 세계정복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곳을 만들었지?”

산조고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60대의 노인인데도 그의 혈기는 젊은이 부럽지 안했다.  유키에는 이야기에 따라 변해가는 산조 고문의 얼굴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노인이었다.

“자! 유키에군! 천장을 한번 쳐다보지? 저분은 신공황후(氣長足姬尊(神功皇后)로 일찍이 배를 타고 조선(朝鮮)으로 나아가 신라(新羅)를 항복받고 백제(百濟)를 복속시키셨던 희대(稀代)의 여걸(女傑)이요! 여신(女神)이시지! 중국에서는 서왕모(西王母)를 받들고 조선에서는 마고여신(麻姑女神)을 받들지? 그러나 모두 한 뿌리의 여신(女神)이시지? 그런데 기분 나쁜 것은 조선(朝鮮)은 천손(天孫)의 자손(子孫)이라는 것이지? 중국 수나라의 양제와 당나라의 태종이 그렇게 고구려를 멸망시키려 했던 것도 다 그 때문이었어! 우리 일본은 대대로 백제의 그늘에 묻혀 황권을 간섭 받았지 그런 것을 백제 멸망 후 천무천황(天武天皇)께서 나라 명을 왜(倭)에서 일본(日本)으로 바꾸시고 일본서기라는 역사서를 만들어 일본을 자주 국가로 독립시키셨지? 거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의 군신 이토 히로부미 각하께서는 조선의 마고여신의 존재를 전설로 만들어 버리셨지! 그것은 아시아의 여신의 존재는 우리 대일본 제국의 신공여신 하나로 족하기 때문이지 하하하하”

산조고문은 통쾌하게 웃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재미있어 하며 즐거워했다. 유키에는 목을 젖혀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에는 그야말로 커다란 여신상이 그려져 있었는데 일본화로 그려진 여신상은 각진 턱에 남성적인 면모를 가진 무섭게 생긴 여신이었다. 그의 눈이 날카롭게 가소롭다는 듯 밑의 인간들을 쳐다보는 모습에 누구든지 위축되고 남을 만 하였다. 

“저! 고문님! 구체적으로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이지요!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유키에가 조심스럽게 그렇게 물었다. 산조고문 혼자 흥분하여 떠드는 말들은 모두 허황된 것이어서 아직도 그는 이곳에 있는 자신이 미덥지 못했다.

“좋아! 아주 좋은 질문을 했어! 자네도 들어서 알겠지만 지금 세계는 경제 공황상태에 빠져 있지! 예언서들은 모두 2012년 을 세상 멸망의 해라 하지 하지만 동방의 빛이 있으니 그 빛을 잡는 자만이 후천세상의 지배자가 되고 세계를 지배할 능력을 갖는다고 하지 우리 단체는 동방의 빛을 잡아서 세계의 지도국이 대일본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어! 저기 저 향로는 이토 히로부미 각하가 그렇게 찾으려 애를 쓰셨던 마고여신의 향로야! 공식명칭은 백제금동 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 이지! 저 향로의 불이 꺼지지 않으면 마고세계가 도래하는 것이지! 마고세계는 진시황이 찾던 이상향이야!”

산조고문은 쉬지 않고 그렇게 설명해 주었다. 그렇지만 유키에는 모두 처음 듣는 소리 이어서 점점 머리는 복잡해지고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그래 유키에 군! 자네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허황된 이야기 일지도 몰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를 지배하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 한다는 것이야! 다행히 이토 히로부미 군신님의 계획대로 지금 한국은 문화가 말살되어 있지! 제일 소중한 마고여신의 존재는 제주도 굿 풀이에 서문 대 할망으로로 치부 되고 있고 그의 조상인 단군도 곰하고 결혼하여 탄생한 반인 반수가 되어버리고 말았지! 그들은 돈 몇 만원에 조상의 뿌리까지 팔아먹은 사람들이야! 지금 현실을 직시해봐 한국 땅에서의 백제문화는 모두 사장되어 있어! 하지만 우리 일본에서는 그 문화가 현실이 되어 지금도 축제로 행해지고 있고 그들이 팔아치운 유물들은 오늘 우리의 국보가 되어있지? 으 하하하하 하하”

그렇게 웃는 그의 모습이 걸개그림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군신 같다는 생각을 하며 유키에는 오싹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지금 여기에 따라온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산조쇼지로(三條象二郞)고문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렵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 등허리에 한기를 느꼈다. 이제 그는 좋으나 싫으나 니혼사도카(日本士道會)의 핵심멤버가 되고 있었다.

                                 마고여신의나라(麻姑女神國)